[책 리뷰]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내가 읽은 책 중 최악이었다. 각 장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무슨 뜻인지 감이 안 오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부분을 발췌해보면 다음과 같다.
『실체의 본성 및 실체의 교통 및 정신적 물체 간에 존재하는 결합에 관한 신설』에서 라이프니츠 선생은 이렇게 말씀하시지. ‘현상은 결코 가공적인 것이 아니라, 어딘가 사상적이다. 이 사상성의 근거는 현상 속에는 없지만 어딘가에 있어야 한다. 결국 그것은 단순한 실체 속에 존재한다는 말이 된다.’ 그 문장을 읽자 느낌이 팍 왔지. 이놈은 야구를 알고 있다고 말이야. 내가 감독이라면 라이프니츠 선생을 피칭 코치로 할 거야. 즉 야구에는 단순한 실체가 있다는 말이지. 그것이 바로 야구공이야. 라이프니츠 선생은 이 공에 관해서도 연구하고 있어……
이런 식의 전개가 반복되면서, 앞 장으로 되돌아가 다시 읽는 일이 잦아졌다.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나마 작품 해설이 있어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었는데, 해설은 다음과 같다.
이 작품은 야구를 테마로 쓴 소설이라기보다, ‘야구’라는 것을 항상 머리 중심에 두고 쓴 소설로 봐야한다. 항상 ‘야구’를 의식하면서 ‘무엇인가’에 관하여 쓴다. 때로는 야구로부터 동떨어진 이야기를 다루기도 하지만 그 근간에는 역시 ‘야구’가 있다.
해설을 보고 든 생각은,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는 우리가 아는 야구를 색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익숙한 야구의 개념을 넘어,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한 듯하다.
그럼에도 최악이라는 평가는 변하지 않는다.
해설을 읽고도 문장과 구성은 여전히 난해했다. 재미도 없었다. 힘겹게 끝까지 읽었지만,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작품 해설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서술 방식이라고 설명하지만, 오히려 그 개념에 대한 반감만 생겼다.
나중에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책을 더 많이 읽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