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이 책은 역사, 현재, 미래를 조망하며 운송, 금융, 에너지, 산업 자재, 제조업, 농업 등의 분야가 지리와 인구 구조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아왔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지난 80년간 세계 질서를 변화시킨 미국의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 협정이 앞으로 어떻게 무너질 것이며, 그 결과 각국이 겪게 될 혼란을 분석한다.
브레튼 우즈 협정과 세계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은 소련을 고립시키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브레튼 우즈 협정을 제안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미국이 세계 모든 해상 무역로를 보호한다.
- 미국 시장을 개방해 동맹국들이 수출을 통해 경제를 재건할 수 있도록 한다.
- 미국이 군사적으로 동맹국을 보호한다.
이 협정 덕분에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무역할 수 있었고, 이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 질서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8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냉전에서 승리했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세계 안보를 유지할 이유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은 유럽 전체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을 하게 된 점에 불만을 표하고 있으며, 이를 보아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피터 자이한이 제시하는 브레튼 우즈 협정의 붕괴, 탈세계화의 전망은 설득력이 있다.
탈세계화가 초래할 혼란
브레튼 우즈 협정이 붕괴하고 탈세계화가 진행 된다면, 여러 분야에서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
- 운송: 미국의 해군 보호가 사라지면서 해상 무역이 불안정해지고, 해군력이 약한 국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는다.
- 에너지: 자체적으로 석유나 천연가스를 생산하지 못하는 국가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에서 이미 이를 확인할 수 있다.
- 산업 자재와 제조업: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국가는 생산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 농업: 기후와 지리에 따라 특화된 농업이 무너지면서, 많은 국가가 식량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미국은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셰일 혁명 덕분에 중동 의존 없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 또한, 세계 최대 식량 생산국 중 하나로, 기본적인 생존 기반이 탄탄하다. 필요한 광물과 목재도 자체적으로 조달하거나, 멕시코, 캐나다, 브라질 등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은 미국이 브레튼 우즈 체제를 유지할 동기를 더욱 상실하게 만든다.
탈세계화 이후의 전망과 논쟁
탈세계화 이후 각 나라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 대해 반론도 많다.
저자는 중국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견해도 있다. 예시로, 중국은 해군력 강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최근 평가에서도 세계 상위권에 들고 있다. 따라서 안보 측면에서 중국의 붕괴를 단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에너지 측면에서, 저자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이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최근 원자력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식량과 광물 문제 역시 기술 혁신으로 해결될 여지가 있다. 저자는 탈세계화가 기술 발전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알 수 없는 미래이긴 하다.
마치며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점차 손을 떼고 있다는 점은 최근 관세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대응을 보면 분명하다. 안보에 소홀했던 국가들, 특히 유럽은 앞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또한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인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